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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블록체인인데 코인과 STO는 왜 대접이 다를까?

중립 관점보유 여부 미공개공개된 경제적 이해관계 없음
작성자가 직접 공개한 정보이며 투자 성과나 자격을 보증하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코인 관련 규제 얘기만 나오면 대체로 분위기가 꽤 무겁습니다.

법인 거래 하나 여는 데도 몇 년이 걸렸고,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나 디지털자산기본법 역시 여전히 세부 쟁점을 두고 논의가 이어지는 중에, 최근에는 과세 관련 이슈들까지 혼재되며 소위 ‘개판’이 따로 없죠.

그런데 같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토큰증권(STO) 쪽은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올해 1월 관련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오는 2027년 2월 4일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조각투자뿐 아니라 주식·채권·펀드 등 기존 증권까지 단계적으로 토큰화하는 방향도 공식화했고, 여기에 지난 10월 22일 국정감사에서는 기존 가상자산거래소가 STO 시장에 참여하는 방안까지 거론됐습니다.

아직 허용이 결정된 건 아니지만, 기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인프라를 STO 시장에 활용하는 그림 자체가 정책 테이블에 올라온 셈입니다. (그간 지역구 단위 사업으로 검토되던 거래소들이 제대로 샤따도 못 올렸으니 당연한 판단이긴 함)

그래서 조금 궁금해집니다.
“같은 블록체인을 쓰는데 왜 코인과 STO는 이렇게 대접이 다를까?”

🏛️ STO는 처음부터 ‘코인’보다 ‘증권’에 가깝습니다
일단 가장 큰 차이는 여기서 시작합니다.

STO라고 하면 새로운 종류의 코인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금융위의 ‘정의’는 오히려 단순합니다.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에 기록된 ‘증권’.
즉 블록체인은 발행·유통 방식일 뿐이고, 본질은 자본시장법의 적용을 받는 증권입니다.

주식·채권·수익증권·투자계약증권이 종이로 발행되든 기존 전자증권으로 발행되든 블록체인 위 토큰 형태로 발행되든, 증권이라는 본질 자체가 바뀌는 건 아니라는 의미죠.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일반적인 가상자산은 발행주체, 가치 산정 방식, 투자자 권리 등이 프로젝트마다 제각각인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STO는 누가 무엇을 발행했고, 투자자가 어떤 권리를 갖고 있으며, 어떤 공시와 거래 규칙을 적용받는지를 기존 자본시장법 체계 안에서 설명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금융위 입장에서 보면 블록체인이 갑자기 마음에 들었다기보다는, ‘이미 익숙한 금융상품을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장부에 올리는 쪽이 세수 확정부터 거래소 운영 정책 개입까지 훨씬 다루기 편한 셈’ 아닐까 싶습니다.

🔐 ‘탈중앙화’보다 ‘통제 가능한 블록체인’에 가깝습니다
STO 제도를 보면 이 성격이 더 명확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토큰증권이라고 해서 아무 블록체인에 증권 하나 찍어서 자유롭게 사고파는 구조가 아닙니다.

발행인계좌관리기관 등록요건부터 분산원장의 기술 요건, 장외거래소 인가, 투자자 거래한도까지 기존 금융시장과 비슷한 안전장치를 하나씩 붙이는 중입니다.

현재 입법예고안에서는 일반투자자의 장외거래소 거래도 거래소별 연간 순매수 1억원 한도를 두는 방안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크립토 시장에서 익숙하게 이야기하는
‘누구나 지갑 하나 만들고 거래한다’
보다는
‘KYC도 하고, 인가받은 사업자도 두고, 투자한도도 관리하면서 분산원장을 쓰는 금융시장’
쪽에 훨씬 가깝습니다.

어쩌면 국내 금융당국이 원하는 블록체인의 모습도 이런 형태에 더 가까울 수 있고요. (ft. 명분)

💰 결국 금융위도 ‘토큰화되는 자산 시장’을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또 하나는 해외 시장 흐름입니다.

토큰화 주식, 국채, MMF, RWA처럼 현실 금융자산을 온체인으로 옮기는 시장은 이미 해외에서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국정감사에서도 토큰화 주식·국채·RWA 시장이 해외에서 성장하는 동안 국내 제도화가 늦어지면 상품과 유동성, 시장 표준 자체를 해외에 내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금융위 역시 9월 정책방향에서 조각투자만이 아니라 주식·채권·펀드 등 기존 정형증권의 토큰화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까지 오면 STO는 단순한 ‘블록체인 신사업’보다
‘기존 자본시장이 토큰화되는 과정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
에 가까운 문제로 보입니다.

그걸 아예 막아버리면 국내 금융사가 실험할 공간도 없어지고, 국내 투자자는 결국 해외 플랫폼을 찾아갈 가능성이 커지는데, 국내 자본 이탈을 걱정하면서도 내실을 다질 생각을 안 하는 기조가 참 안타깝네요.

🏦 그렇다면 왜 가상자산거래소까지 끌어들이려 할까
이번 미션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여기입니다.

STO가 증권이라면 그냥 증권사끼리 하면 될 것 같은데, 왜 기존 가상자산거래소의 참여까지 검토하는 걸까요.
아직 금융위가 공식적으로 허용 이유를 정리해 발표한 단계는 아니지만, 국감에서 제기된 논리는 꽤 명확합니다.

기존 가상자산거래소에는 이미
대규모 실시간 거래 처리 시스템
24시간 디지털자산 거래 경험
지갑·입출금 인프라
대규모 이용자 기반
이 갖춰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DAXA라는 라인업을 통해 잘 길들여져 있는 부분이 킥임)

새로운 STO 유통시장을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대신, 일정한 증권업 요건과 투자자 보호 기준을 충족한다는 전제 아래 이미 존재하는 디지털자산 거래 인프라를 활용하자는 논리죠.

물론 여기서부터 이해관계는 상당히 복잡해집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기존 사업영역에 가상자산거래소가 들어오는 셈이고, 가상자산거래소 입장에서는 코인뿐 아니라 증권형 디지털자산까지 다룰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셈이니까요. (물론 업비트의 NFT 마켓을 보자면, 인프라와 시장 참여 유입은 별개이지만 그래도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유불리는 확실)

결국 장기적으로는
‘코인 거래소냐 증권사냐’보다 어떤 라이선스를 가지고 어떤 자산까지 다룰 수 있느냐
가 더 중요한 시장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 그래도 ‘금융위가 크립토에 우호적으로 바뀌었다’고 보기에는 이릅니다
여기서는 선을 하나 그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가상자산거래소의 STO 시장 참여를 검토한다고 해서 갑자기 금융위가 기존 가상자산까지 적극적으로 풀어주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제로 금융위는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를 허용할 때도 ‘이용자 보호와 시장안정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단계적으로 허용한다’는 기조를 명확히 했습니다.

2017년 이후 이어진 법인 거래 제한도 한 번에 풀지 않고 대상별로 나눠 개방했고요.

반면 STO는 처음부터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이라는 익숙한 규제 틀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흐름을
‘금융위가 블록체인을 좋아하기 시작했다’기보다는 ‘규제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금융부터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쪽에 더 가깝게 보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상당히 한국 금융시장다운 접근이기도 하고요.

🔍 투자자 입장에서는 STO보다 그 이후가 더 흥미로울 수도 있습니다
STO 하나만 놓고 보면 당장 코인 투자자에게 직접적인 변화가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STO를 시작으로 주식·채권·펀드 같은 기존 금융상품까지 토큰화되고, 그 유통에 가상자산거래소까지 참여하게 된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지금은
주식은 증권사
코인은 가상자산거래소
조각투자는 별도 플랫폼
식으로 시장이 나뉘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하나의 디지털자산 플랫폼에서 서로 다른 자산을 거래하는 형태로 조금씩 경계가 흐려질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그 과정에서 증권 규제와 가상자산 규제를 어떻게 연결할지, 투자자 자산을 누가 보관할지, 거래소의 시장지배력은 어떻게 관리할지 등 풀어야 할 문제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가상자산거래소 STO 참여 검토’는 호재·악재를 판단하기보다는 국내 금융당국이 디지털자산 시장을 어떤 형태로 제도권에 편입하려는지 보여주는 신호 정도로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 결론
STO든 RWA든 NFT든 P2E든 DeFi든 스테이블코인이든, 과세든 뭐든 다 좋은데
사이드 퀘스트만 계속 열지 말고 메인 퀘스트인 디지털자산기본법부터 좀 확정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