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유가, 30년물 국채 그리고 비트코인은 사실 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최근 시장을 볼 때 저는 비트코인 차트보다 먼저 확인하는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미국 30년물 국채금리입니다.
최근에는 특히 5.26% 부근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물론 5.26%라는 숫자가 비트코인의 상승과 하락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마법의 선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최근 장기금리가 5.3% 부근까지 올라가면서 주식과 코인뿐 아니라 미국 모기지, 기업 자금조달, 정부의 이자 부담까지 동시에 압박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저는 이 구간을 지금 시장의 장기금리 스트레스 구간으로 보고 있습니다.
왜 비트코인을 하는 사람이 미국 30년물까지 봐야 할까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미국 국채에서 사실상 무위험에 가까운 수익률을 5% 이상 받을 수 있다면 투자자는 굳이 변동성이 매우 큰 비트코인이나 성장주를 공격적으로 살 이유가 줄어듭니다.
반대로 장기채 가격이 올라가고 장기금리가 내려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장기채 가격 ↑ - 장기금리 ↓ - 모기지·기업대출 부담 ↓ - 위험자산 할인율 압력 ↓ - 주식·코인 상대적 매력 ↑
그래서 제가 비트코인에 가장 편한 그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Fed가 금리를 내린다”가 아닙니다.
유가 안정 →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 장기채 가격 안정·상승 → 장기금리 하락 → 달러 강세 완화 → 글로벌 금융여건 완화 → 위험자산 선호 회복 →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환경
여기서 미국 재무부 이야기가 나옵니다. 재무부가 장기채 시장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장기물 바이백을 확대한다는 뉴스가 나오면 많은 분들이 “단기채를 사서 장기채를 올려주는 건가?”라고 생각하는데 조금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무부가 장기채를 직접 바이백하는 것과, 신규 자금조달 과정에서
T-Bill 같은 단기물의 비중을 상대적으로 활용해 장기물 공급 부담을 줄이는 것은 서로 다른 경로입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봐야 하는 것은 “미국이 단기채를 샀나?”가 아니라,
“미국 정부가 장기물 공급과 장기금리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여기에 굉장히 중요한 정치 일정이 하나 겹칩니다.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입니다.
이제 여기서 유가 이야기가 연결됩니다.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은 단순한 원자재 가격이 아닙니다.
미국은 자동차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국민들이 주유소에서 거의 매일 체감하는 물가입니다.
중간선거를 앞둔 행정부 입장에서 높은 휘발유 가격, 높은 모기지 금리, 높은 대출금리, 높은 장기금리가 반가울 이유는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란 문제를 그냥 “중동에서 또 싸운다” 정도로만 보면 시장의 절반밖에 못 보는 겁니다.
호르무즈 리스크가 커지면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올라갑니다. 그러면 유가가 상승합니다. 유가가 오르면 운송비와 생산비가 오르고,
그게 다시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합니다.
결국 유가 상승 → 인플레이션 우려 상승 → Fed 긴축 기대 상승 → 장기금리 상승 → 달러 강세라는 조합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 조합은 비트코인 투자자가 가장 싫어하는 조합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중국까지 들어옵니다.
이란에게 원유 수출은 생존과 직결되는 외화 수입원이고, 이란산 원유의 굉장히 중요한 구매자가 중국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이란의 숨통을 정말 강하게 조이고 싶다면 단순히 이란만 제재해서는 부족하고,
중국과 이란 사이의 에너지·금융 연결까지 건드려야 합니다. 그런데 미국 역시 중국과 전면적인 경제충돌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구조적으로 보면 미국은 이란을 압박하고 싶고, 중국은 이란을 완전히 버리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중국도 중동 문제 때문에 미국과 정면충돌하고 싶지는 않은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그 정치적 힘겨루기의 결과가 유가에 반영됩니다.
이 싸움에서 가장 불편한 곳 중 하나가 아시아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호르무즈가 흔들리면 원유,
운송비, 보험료, 생산원가, 물가가 비교적 빠르게 전달됩니다.
그리고 다시 비트코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비트코인에게 유가만큼 중요한 것이 달러입니다.
제가 원하는 시나리오는 장기금리만 떨어지는 게 아닙니다. 장기금리가 내려오면서 달러도 같이 약해지는 것입니다.
장기금리가 안정되는 동시에 DXY까지 내려오기 시작한다면 글로벌 금융여건이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커집니다.
그때 달러 유동성에 민감한 위험자산들이 숨을 쉬기 시작하고, 비트코인도 그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매우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금리가 내려간다고 BTC가 무조건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금융위기나 심각한 경기침체가 발생해 투자자들이
주식과 코인을 전부 팔고 미국 국채로 도망가는 상황에서는 미국 국채 가격이 올라가고
국채금리는 내려갈 수 있지만, 동시에 비트코인도 폭락할 수 있습니다.
즉 경기 붕괴 → 안전자산 쏠림 → 금리 하락은 우리가 원하는 그림이 아닙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 장기채 시장 안정 + 장기금리 하락 + 약달러 + 위험선호 회복입니다.
이 둘은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앞으로 저는 BTC 차트만 보기보다 다음 순서로 시장을 보려고 합니다.
① Brent / WTI
유가가 계속 올라가는지 아니면 진정되는지 봅니다.
② 미국 30년물 국채금리
5.26~5.30% 부근의 장기금리 스트레스가 완화되는지 봅니다.
③ DXY
장기금리가 내려오는데 달러까지 같이 약해지는지 봅니다.
④ 미국 재무부
장기채 발행과 바이백 정책이 장기물 시장의 부담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봅니다.
⑤ 마지막으로 BTC
그리고 앞의 환경 변화에 비트코인이 실제로 반응하기 시작하는지를 봅니다.
이 조건들이 동시에 맞아 들어온다면 단순히 비트코인 차트에서 기술적 반등 하나가 나온 것과는 의미가 달라집니다. 그때는 “BTC가 움직이기 좋은 거시환경 자체가 형성되고 있다.”라고 볼 근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유가 ↑ / 30년물 ↑ / DXY ↑가 동시에 나타난다면 비트코인에는 상당히 불편합니다.
돈은 그냥 움직이지 않습니다.
유가가 물가를 움직이고,
물가가 금리를 움직이고,
금리가 달러를 움직이고,
달러와 금리가 글로벌 유동성을 움직이고,
그 유동성의 끝에서 비트코인이 움직입니다.
그리고 올해는 그 위에 미국 중간선거라는 정치 일정까지 겹쳐 있습니다.
물론 이것을 “미국 정부가 중간선거를 위해 BTC를 올려준다”라고 해석하면 너무 나갑니다.
하지만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행정부가 원하는 경제환경과 비트코인이
좋아하는 거시경제 환경이 상당 부분 겹칠 가능성이 있다는 건 충분히 관찰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좋아할 가능성이 높은 환경은 유가 안정 → 물가 안정 → 장기금리 안정 → 모기지 부담 완화 → 금융시장 안정입니다.
BTC가 좋아하는 환경 역시 유가 안정 → 인플레 압력 완화 → 장기금리 하락 → 약달러 → 금융여건 완화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BTC 1분봉보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 5.26%,
유가, 그리고 DXY를 같이 보는 것이 어쩌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 시장 흐름을 공부하기 위한 개인적인 해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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